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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 국민연금 사모펀드 콘테스트 일정 지연…불안에 떠는 PEF들

한경뉴스 2025/05/02


통상 4월에 출자사업 공고하던 국민연금, 아직 일정도 확정 못해

조 단위 펀드 조성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 자체가 사라질 위기

국민연금 "일정 늦어졌을 뿐 출자는 올해도 한다"



이 기사는 04월 30일 16:1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의 국내 사모투자 위탁운용사 선정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국민연금 모수 개혁이 이뤄진 데다 새로운 자산분배체계인 기준 포트폴리오가 도입되는 등 재반 여건이 달라진 영향이다. 불확실한 정치적 상황과 갑작스러운 MBK파트너스 사태도 여파를 미쳤다. 시장에선 자본시장 '큰손'인 국민연금이 올해 콘테스트를 건너뛸 수도 있다는 얘기가 돌면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펀딩난이 더욱 가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사모투자 위탁운용사 선정 일정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국민연금은 보통 4월에 공고를 내고 제안서 접수 및 심사, 현장 실사 및 경쟁 프레젠테이션(PT) 등의 과정을 거쳐 6~7월에 운용사 선정 절차를 마무리한다. 지난해엔 4월 26일, 2023년엔 4월 7일 선정 일정을 공고했다. 아직 콘테스트 일정도 잡지 못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올해 펀딩을 진행 중인 대형 PEF 운용사들은 국민연금의 일정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연금은 일반적으로 매년 3~4개 국내 운용사를 선정해 1000억~3500억원의 자금을 출자한다. 국민연금 콘테스트는 국내에서 조(兆) 단위 펀드를 조성하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으로 꼽힌다. 국민연금에서 수천억원의 출자를 약속하는 출자확약서(LOC)를 받으면 국민연금 이후 진행되는 주요 기관투자가 콘테스트에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대형 PEF 운용사의 펀딩 성패를 결정하는 국민연금 콘테스트 일정이 지연되자 업계는 불안에 떨고 있다. 업계에선 예년과 비교해 국민연금이 바이아웃 펀드 출자 규모를 줄이고 크레딧 펀드 출자 규모를 늘릴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올해 콘테스트 자체를 진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운용사들의 문의에도 국민연금은 "아직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다"는 식으로 대응한 것으로 전해진다.시장의 우려와 달리 국민연금은 일정이 다소 늦어졌을 뿐 사모투자 위탁운용사 선정은 올해도 진행할 방침이다. 다만 정확히 몇 곳의 운용사를 선정해 어느정도 규모의 자금을 출자할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지난달 정치권이 합의해 18년 만에 국민연금 모수개혁이 이뤄진 데다 올해부터 위험자산을 65% 범위에서 자산군 구분 없이 유연하게 투자할 수 있는 기준 포트폴리오가 도입되는 등 재반 상황이 크게 변하면서다.고려아연 경영권 공격에 이어 홈플러스 회생 신청 등으로 인해 국민연금이 자금을 출자한 MBK파트너스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악화하면서 국민연금이 PEF에 자금을 출자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대체투자의 핵심축인 사모투자를 외면할 수는 없지만 당장 조 단위 자금을 PEF에 출자하면 정치권 등에서 공격이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적 혼란이 극심한 대선 국면에서 섣부른 판단을 내리기도 쉽지 않다.올해 펀딩 시장에 국민연금 자금을 받아갈 만한 대형 PEF가 많지 않다는 점도 국민연금이 바아아웃 펀드 출자 규모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2023년 국민연금 콘테스트엔 한앤컴퍼니와 IMM프라이빗에쿼티(PE), 맥쿼리자산운용이 최종 선정됐고, 작년에는 MBK파트너스, JKL파트너스, 프리미어파트너스, 프랙시스캐피탈이 출자를 받았다. 올해는 작년과 재작년에 선정된 운용사처럼 업력이 길고 운용자산(AUM)이 큰 대형 PEF가 펀딩 시장에 모습을 많이 드러내지 않고 있다.IB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입장에서도 조 단위 펀드를 결성할 능력이 안되는 중형사에 2000억~3000억원의 자금 출자를 약속하긴 쉽지 않다"며 "국민연금은 작년 말부터 국내 주요 운용사에 올해 콘테스트를 진행하면 참여할 것인지 여부를 물밑에서 확인하며 총 출자 규모를 고민해온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박종관/민경진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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